지금 만든 연금저축, 은퇴할 때 ‘4억 5천’으로 불어나는 이유: 『마법의 연금 굴리기』 저자 김성일 님 인터뷰 :: 픗픗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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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든 연금저축, 은퇴할 때 ‘4억 5천’으로 불어나는 이유: 『마법의 연금 굴리기』 저자 김성일 님 인터뷰
by 김성일 | ETF 투자 전략가

최기영(ㅍㅍㅅㅅ 본부장, 이하 최): 이 책은 왜 쓰시게 된 거예요?

김성일: 2년 전에 『마법의 돈 굴리기』라는 자산 배분 투자, 포트폴리오 투자에 대한 책을 썼어요. ETF라는 상품을 이용해서 자산 배분 투자를 하면 변동성과 최대 낙폭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적정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내용과, 그 근거들을 분석한 내용들에 대해서 썼죠.

김성일 님의 명저 『마법의 돈 굴리기

 

최: 『마법의 돈 굴리기』는 명저죠… 그런데 왜 이번에는 연금인가요?

김성일: 그 이후에도 많은 분과 소통했어요. 그중 금융상품에 밝으신 분들이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 IRP 같은 상품에서도 ETF 투자가 허용됐다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새로 공부해봤어요. 작년까지는 아무 생각 없이 연금저축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거든요? 한 13년 됐을 거예요. 그런데 수익률 계산해 보니 2%밖에 안 나오더라고요. 제 연금을 예금 금리밖에 안 되는 연금 보험 상품에 그냥 버려둘 수 없었어요. 그래서 이걸론 안 되겠다 싶어서 연금저축과 IRP, ISA까지 제대로 분석해 봤죠.

최: 어떻던가요?

김성일: 해당 계좌들은 개별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할 수 없어요. 대체로 펀드나 ETF 같은 상품에 간접 투자만 가능해요. 그런데 마침 제가 공부한 게 ETF를 이용한 투자 전략이잖아요? 물론 실제 연금저축이나 IRP에서 투자 가능한 ETF 종류는 실제 ETF보다 적어요. 레버리지나 인버스 상품은 투자할 수 없게 되어 있고, IRP는 안전자산이 30% 이상으로 설정되는 게 의무조건이에요. 그래서 제약조건에 맞는 적합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만들었어요. 100% 제가 운용하려고 만든 거고요.

최: 분석은 다 끝났나요?

김성일: 작년에 끝났어요. 투자전략이랑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해서 작년 하반기에 연금저축보험에서 연금저축펀드로 자금을 이전했죠.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책 낼 생각이 없었어요. 그런데 출판사 대표님이 밥 먹다가 그거 월급쟁이라면 다 필요한 거 아니냐고 하시길래, 쓰자고 했죠. 어쨌든 제 포트폴리오 공유하는 관점에서 쓴 거라 첫 번째 책에 비해 얇아요.

그렇게 탄생한 『마법의 연금 굴리기』. 묘하게 더 화려해졌다 (…)

 

최: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김성일: 기본적으로 투자대상 자산 자체가 ETF로 세팅되어 있기 때문에 백 테스팅을 다시 해봤어요. 그런데 일반계좌에서 하는 것보다 절세계좌에서 하는 게 훨씬 유리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절세계좌 삼총사라고 부르는 연금저축펀드, 퇴직연금 IRP, ISA에 돈을 채워 넣고 남은 돈은 일반계좌에서 운용해요. 정부에서 세제 혜택을 주는 만큼 납입 한도가 정해져 있거든요. 그 내용을 정리해서 책으로 쓴 거죠.

최: 그런데 연금도 넣었다 뺐다가 가능한 거예요-_-?

김성일: 연금상품이라는 건 정부에서 노후연금으로 쓰는 대신 세금혜택 많이 주겠다고 만든 제도니까 당연히 넣었다 뺐다가 하는 게 자유롭지는 않아요. 또 10년 이상 납입하고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수령해야 세제 혜택이 최대한의 효과를 보죠. 하지만 연금저축펀드 계좌를 제가 열었으면, 그 안에서는 펀드, ETF, 원금보장형 상품 등 여러 상품을 사고팔 수 있어요.

최: 사는 건 알겠는데 팔 수도 있다고요?

김성일: 네, 팔 수도 있습니다. 계좌에서 돈을 빼지만 않으면 돼요.

최: 그 안에서 ETF를 여러 가지 쓸 수 있는데, 대신 제한적이라는 뜻이죠?

김성일: 맞습니다.

최: 주로 어떤 쪽의 ETF가 주로 제한되나요?

김성일: 연금저축펀드의 경우 일반 ETF 중 레버리지 상품이 제한돼요. 2배 이상 움직이는 상품이죠. 또 인버스 상품도 금융 당국에서 위험하다고 판단해서 뺀 것 같아요. 그 두 가지 종류 제외하면 다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주식형, 국내 채권형, 해외 채권형, 미국/중국/일본 같은 해외 주식형, 금이나 원유 같은 원자재 상품까지 다 가능해요.

최: 그런데 사고팔다 보면 손해 볼 수도 있는 거잖아요?

김성일: 모든 투자 상품은 손해 볼 수 있죠. 그래서 손해 보지 않게 구조를 잘 짜는 게 중요하죠. 그걸 이 책에 썼고요.

 

지금 만든 연금 계좌가 ‘4억’이 되는 원리

최: 원래는 연금저축보험에 많이 넣어두셨던데, 해지하신 건 아니죠?

김성일: 해지가 아니고 이전했죠.

최: 이전이 가능해요?

김성일: 네, 가능합니다. 금융사 간에도 이전이 가능하고, 연금저축보험에서 연금저축펀드로도 이전이 가능해요.

명쾌하게 가능 ☆ /출처: 키움투자자산운용 네이버포스트

 

최: 그런데 왜 이전하나요-_-?

김성일: 해지하면 그동안 소득공제 받은 걸 뱉어내야 하거든요. 연금으로 받은 게 아니니까. 하지만 이전하게 되면 현재 금액 그대로 옮길 수 있죠.

최: 결국 『마법의 연금 굴리기』는 『마법의 돈 굴리기』 축소판이라고 봐야 할까요?

김성일: 그렇죠. 콘셉트는 동일한데, 목적 자금에 특화된 거죠.

최: 55세 이후에 쓸 돈을 불리는데, 공격적으로 투자하기보다는 연금 안에서 배분한다는 개념이군요.

김성일: 네, 제한된 조건 하에서의 포트폴리오 최적화라고 표현해요. 가장 큰 이점은 세제 혜택입니다. 제 포트폴리오로 계산할 때 절세효과 받기 전과 후가 1년 기준 1% 이상의 수익률 차이가 나요. 그게 10년 20년 쌓이면? 엄청나게 차이가 나겠죠.

최: 불입을 적게 하시는 분들은 큰 의미가 없지 않나요?

김성일: 불입 적게 해도 급여 적으신 분들은 연말정산에서 16.5%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그러면 400만 원 내고 66만 원을 돌려받는 게 되죠.

이 화려한 세제 혜택을 보라.

최: 흐음…

김성일: 두 번째로 중요한 건, 최대금액이 제한되어 있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주식형을 제외한 나머지 상품은 매매차익의 15.4%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데, 이 계좌로 들어가면 과세 이연이 되어서 연금으로 받을 때 3.3–5.5%밖에 안 떼요. 그러면 거기에서 또 12% 이익이 생기죠.

최: 와, 그건 엄청난데요?

김성일: 예를 들어 국채나 금, 미국 주식으로 100만 원 사서 200만 원으로 불렸어요. 그러면 일반 계좌는 100만 원 수익 중 15만 4천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해요. 그런데 이 절세계좌에서 굴리면 세금을 안 내니까 계속 200만 원으로 굴릴 수 있죠. 그렇게 연금 수령할 때까지 계속 굴릴 수 있는 거예요. 과세 이연이라는 제도 때문에 연금소득세로 내고 끝나는 거예요.

최: 이건 월급쟁이가 알아야겠는데요.

김성일: 제가 강조하는 게, 사회 초년생분들이 시작하셔야 해요. 투자에서 거의 유일한 공짜 점심이 분산투자와 장기 투자예요. 그런데 이건 연금 자체로 장기 투자를 하게끔 정부에서 만들어 줬잖아요. 돈 빼지 말라고 제도적으로 만들어 놓았으니까 자동으로 장기 투자가 돼요. 그러면 한 달에 33만 원씩만 연금저축펀드에 넣어서 포트폴리오대로 운용하면 30년 후에는 4억 이상의 은퇴 자금이 만들어져요. 퇴직금을 그 정도로 만들어 놓고 퇴직하시는 분들은 많지 않아요. 겨우 집 한 채 만드는 게 대부분인데, 이건 연금저축으로 자신만의 연금을 만드는 것이다 보니까 노후준비에서 굉장히 큰 차이가 나요.

최: 든든한데요…

김성일: 또 연금은,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장치가 되기도 해요. 연금에 넣어 두면 사람들이 잊어버리니까요. 은퇴할 때쯤 다시 생각나고, 그래서 돈이 묶여 있는 효과가 발생하는 거예요. 보통 묶여 있는 행동 장치 중 제일 좋은 게 거주 목적의 아파트 한 채죠. 집 사서 대출금 갚으며 5년, 10년 지나 보면 어느새 집값이 올라 있는 거예요. 두 채 세 채는 또 다른 게임이지만… 그렇게 두 개의 무기를 가진 거예요. 아파트 한 채, 그리고 연금.

집은 사회초년생에게 사라고 말해 봤자 살 자금이 없죠. 하지만 연금은 첫 월급 받을 때부터 할 수 있어요. 월급이 200만 원이라 치면 5%만 넣어도 되거든요. 5%면 10만 원이잖아요? 개인연금에 5만 원, ISA에 5만 원 넣는 거예요. 왜 계좌를 나누냐면, 중간에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무슨 일 생기면 계좌 하나만 해지하면 되죠. 딱 그 안에 든 만큼 기타소득세 내면 징벌적인 과세가 추가적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아요. 그래서 무조건해야 하고, 빨리 시작할수록 유리하죠.

최: 사회초년생 대상으로 강의를 해야겠는데요?

김성일: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요. 책에도 썼지만, 우리나라 금융 이해력은 OECD 꼴찌거든요. 그런데 노인 빈곤율은 최고예요. 다 금융 이해력 때문에 그래요. 높았다면 위험한 걸 덜 했거나 사전에 투자해서 적정한 수익을 만들어 놨을 거예요.

보기만 해도 피곤하지만 정말로 답은 공부뿐이다 (…)

최: 왜 낮을까요?

김성일: 교육을 안 시켜서 그래요. 초중고등학교 때 금융 교육받아보신 기억 있어요? 저도 없어요. 사회 나와서 맨땅에 헤딩하듯 부딪쳤죠. 결국은 언젠가 해결해야 할 과제인데, 교육부 정책 바꾸는 건 너무 요원한 일이에요. 설사 정부에서 생각하더라도 교육 현장에 반영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잖아요. 이미 어른이 된 사람들은 어떻게 할 거예요.

결국은 자기 돈 내고 수강하는 사람들이 많죠. 부동산 강의 듣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주식은 공부도 안 해요. 그럼 뭐 하냐면, 한 달에 100만 원씩 내고 리딩방 가요. 그런데 리딩방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거든요. 그렇게 좋은 게 있으면 자기가 하지 뭐하러 알려주겠어요. 그러니까 사고 많이 나잖아요. 자기가 먼저 사고, 사람들이 따라오면 가격 올라가고, 자기는 팔고 나오는 거죠. 다 금융 이해력이 떨어지니까 사기당하는 거거든요. 전 사실 주식이 부동산보다도 훨씬 안전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최: 그래요?

김성일: 중간에 팔 수도 있고, 전략도 다양해요. 그런데 부동산은 전략을 쓸 수 없어요. 그 잘 된다는 강남 부동산도 2007년 고점을 2017년 넘어서야 회복했어요. 그러니 타이밍을 잘 잡거나 입지선정을 잘해야 하는데, 너무 어려운 게임인 거죠. 게다가 수십 채씩 가지지 않으면 리밸런싱도 안 돼요. 한 번 매매할 때 비용도 너무 비싸고, 세금도 비싸죠. 그래서 투자전략을 세울 수 없는 All or nothing 게임이에요.

모두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2008년 금융위기 때 떨어진 집값은 회복하는 데 10년 가까이 걸렸다. / 출처: 머니투데이

 

최: 흠…

김성일: 거주 목적의 부동산은 위험 관리 관점에서 제외지만요. 거주 리스크를 해결해 주잖아요. 그 외에는 전략의 다양성이나 유동성 관점에서 주식시장에 상장된 다양한 자산의 ETF를 활용하는 게 훨씬 유리해요.

 

연금은 55세 이후에 받을 ‘인생’을 굴려보는 상품이다

최: 그런데 연금보험은 왜 이전하신 거예요?

김성일: 연금보험은 제가 운용할 수 없어요. 거기서 나오는 수익률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죠. 그런데 2%짜리 수익률과 8%짜리 수익률은 금액이 엄청나게 차이 나요. 그러니 이전했죠.

최: 그러면 어디에 넣어야 할까요?

김성일: 연금저축, IRP, ISA로 가는 게 맞다고 봐요. 특히 ISA는 5년 기간이 끝나면 찾을 수가 있거든요. 만약 주택 마련 계획이 5년 뒤에 예정되어 있다면 ISA에 넣어 놓고 굴리는 게 좋아요. 매년 최대 2,000만 원까지 납입이 가능하고요. 그러면 5년 후에 1억+알파가 가능한 거죠. 목돈을 당장 쓸 일이 없다면 저런 계좌를 이용하는 게 좋아요.

ISA는 2016년 3월 첫 출시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다. / 출처: 한국경제

 

최: 꼭 장기 투자에만 활용해야 하나요?

김성일: 안 그래도 그런 질문 하시는 분이 있어요. 내년에 결혼할 예정인데 자산 배분 투자해도 되냐고. 절대 하지 말라고 해요. 1–2년 안에 쓸 금액은 그냥 예금하셔야 해요. 아무리 안전한 자산 배분이라 해도 금융위기 오면 답이 없거든요. 주가지수 50% 빠지면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는 10%–15% 빠지지만, 아예 안 빠지는 건 아니에요. 그러니 최소 3년 이상을 해야 한다는 거죠.

최: 회복 가능한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거군요.

김성일: 퇴직 시 연금을 수급하게 되잖아요? 기존의 연금저축이든 퇴직연금이든 거기서 운용하던 돈을 찾아야 해요. 그런데 하필 그 시점에 2008년 같은 금융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거예요.

최: 뚝 떨어져 있겠네요…

김성일: 기대수익률 높다고 주식형으로 했다가 50% 반타작 난 걸 찾으면, 2억이 1억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 기대수익률 좀 낮추더라도 자산 배분 투자를 해서 하락 폭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거죠.

몇십 년 붓는 연금이니만큼 신중하고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ㅠㅠ

 

최: 저도 연금보험이 하나 있는데, 가만히 있으면 10년 뒤 돈을 받더라고요. 이 상태에서도 이전을 할 수 있어요? 이자로 쌓인 것들도?

김성일: 네, 다 가능합니다. 이자도 정산해서 나와요.

최: 결론적으로 연금은 55세 이후에 받을 돈을 이리저리 굴리는 상품인 거군요.

김성일: 그렇죠. 불리는 거예요. 우리나라의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의 90%는 원리금 보장형이에요. 예금상품 같은 거죠. 그래서 수익률이 많이 나올 수가 없어요. 기껏해야 1.n%라는 거죠. 그런데 그 수익률에 만족할 수 없잖아요? 저 나름의 투자 방법으로 투자하면 기대수익률이 한 7-8%예요. 과거 20년 동안의 실제 데이터, 추정한 데이터로 백 테스트해서 나온 결과예요.

최: 어떻게 그렇게 판단하시나요?

김성일: 당장 내년에 주가가 오를지 떨어질지는 몰라요. 하지만 과거 시장을 전체적으로 훑어보면 상승기가 있었고 하락기가 있었고 횡보기가 있었어요. 그걸 바탕으로 무한정 상승하거나 무한정 하락하지는 않으리라는 접근이죠. 주식에 국채나 여러 자산을 편입해요. 하지만 최악의 경우 주식, 국채 모두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대체투자 상품으로 금이나 원유, 부동산 같은 상품을 편입해서 안정성을 높이는 거죠.

최: 그러면 2020년에는 주로 어떤 포트폴리오가 상승할까요?

김성일: 저는 기본적으로 예측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전문가도 틀리는데 개인투자자인 제가 전망하는 게 맞을 리가 없잖아요? 그래서 전망이 아닌 대응으로 접근하자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어 주가가 올라가면 제가 가진 주식형 ETF의 가격이 올라서 포트폴리오 수익에 도움이 될 거고, 주가가 떨어진다면 반대로 국채나 금, 달러 같은 자산이 올라서 포트폴리오의 수익을 보전해 주겠죠. 그래서 2020년 포트폴리오든 2021년 포트폴리오든, 저는 똑같습니다. 예측에 따라 변경하는 게 아니고, 자산 간 상관관계가 더 중요하거든요.

앞날 같은 건 아무도 모른다.

 

최: 올라간 것, 떨어진 것이 있으면 현황을 보고 다시 맞춘다는 개념인가요?

김성일: 네, 리밸런싱만 하는 거죠. 예를 들어 최근 2–3년만 보면 2017년에 코스피 지수가 1년 동안 25% 상승했어요. 근데 그때 저는 주식을 계속 팔았어요. 올랐으니까 포트폴리오 내에서 주식의 비중이 커진 거잖아요. 그러니까 팔아서 포트폴리오 내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아진 국채나 금, 달러에 리밸런싱한 거죠. 키 높이를 맞춰주는 거예요. 그런데 재미있게도 2018년에 주식이 많이 하락하고, 반대로 국채가 1등으로 오르더라고요. 그다음이 달러, 금. 저는 국채나 달러, 금이 쌀 때 사 놨잖아요. 싸게 산 게 다시 비싸진 거죠.

최: 큰 욕심 부리지 말고, 오를 때 일정 수준에서 바꾸라는 이야기군요.

김성일: 네, 두 가지 큰 관점이 있어요. 하나는 평균회귀라고 하죠. 어떤 자산도 한없이 비싸지거나 한없이 하락하지는 않는다는 거예요. 올라가는 건 장기 평균에 수렴해서 떨어지고, 떨어지는 건 장기 평균에 수렴해서 다시 올라간다는 거죠. 마찬가지로 평균회귀 관점에서 비싸진 건 당연히 팔아야 해요. 언제든지 내려올 테니까.

두 번째는 포트폴리오 이론이에요. 여러 자산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 내에서 주식 비중이 20%라고 쳐요. 그러면 주식 비중 20%만큼의 위험성을 포트폴리오가 가진 거예요. 가격이 올라서 비중이 30%로 커지면, 위험성도 30%만큼 커졌어요. 포트폴리오가 감당해야 하는 위험이 커진 거죠. 그런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관점에서라도 리밸런싱이 필요하다고 접근하는 겁니다.

리밸런싱은 위험 관리의 측면에서 진행해야 한다. / 출처: Marketwatch

 

최: 시세판 매일 보세요?

김성일: 아뇨, 전혀 안 봅니다. 보통 한 달에 한 번 해요. 회사 갔다 오면 피곤하니까요. 그러다 주식 떨어졌다, 유가 폭락했다 같은 기사가 뜨면 그때 한 번씩 봐요. 리밸런싱하기 좋은 타이밍이거든요. 어떤 자산이 너무 많이 올랐으면 팔아야 할 타이밍인 거고, 너무 많이 급락했으면 사야 할 타이밍이거든요. 그때 한 번 보고, 거의 볼 일이 없어요.

최: 리밸런싱 타이밍의 기준이 뭔가요?

김성일: 심각한 위기가 올 때는 SNS나 뉴스 창에 도배가 되죠. 파란색 아래 화살표가 막 나오거나 절망한 외환딜러들의 표정 뜨고… 그게 사는 시그널일 수 있죠. 반면에 활짝 웃는 사진 나오면 정리해야 하고요.

이럴 때 팔고
이럴 때 사자 극단적

 

이제 ‘개인투자자’에게 유리한 시장이 된 이유: 자산 배분과 분산투자

최: 언제부터 자산 배분에 눈을 돌리셨어요?

김성일: 처음에는 저도 기술적 분석, 기본적 분석 같은 것들을 공부했는데, 너무 어렵더라고요. CEO를 보라는데, CEO를 어떻게 봅니까(웃음). 저는 공대 나와서 그렇게 불투명한 건 어려웠어요.

최: 그래서 분산투자로…

김성일: 네. 우연히 책을 접하면서 분산투자에 집중하게 되었죠. 그래, 세상에는 기술적 분석, 기본적 분석만 있는 게 아니고 분산투자라는 영역도 있구나. 사람들에게는 덜 알려졌지만 학자들은 이미 오래 연구한 분야구나. 국민연금부터 시작해서 우리나라 대형 연기금을 굴리는 사람들은 다 분산투자를 하는구나. 그때만 해도 국내에는 책이 별로 없었어요. 홍춘욱 박사님이 2011년에 쓴 『돈 좀 굴려봅시다』가 제가 본 첫 자산 배분 책이었던 것 같아요. 그 책의 마지막 챕터에서 한국 주식과 환노출 미국 국채의 상관관계 얘기가 나왔죠. 그래서 대학원 가서 계속 그쪽 공부만 했어요. 포트폴리오를 보니까 하면 할수록 괜찮은 거예요. 자산을 어떻게 섞든 기본적인 수익이 나와요. 아무도 최고의 조합을 몰라요. 전문가나 나나, 거기서 거긴 거예요. 그러면 내가 해 볼 만한 게임이라는 생각이 든 거죠.

역시 홍춘욱 님의 명저 『돈 좀 굴려봅시다』. / 출처: 교보문고

 

최: 그렇죠, 퀀트나 단타, 초단타 가면 선수들이 날아다니죠. 직장인들은 쪽도 못 쓰고…-_-;

김성일: 맞아요, 불가능해요. 저도 단타 전략 공부하고 백 테스트 돌려보지만, 기본적으로 그걸 할 시간이 없어요. 일례로 개별주는 한 번 유동성이 묶이면 팔 수가 없어요. 그러면 하한가 치는 걸 계속 봐야 해요. 하지만 ETF는 규정상 유동성 공급자라는 사람들이 위아래에서 계속 물량을 받아주게 되어 있어요. 재밌는 게 ETF 하나가 가진 회사들의 합, 시가총액의 합만큼 제가 팔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개인투자자에게는 별로 문제가 안 돼요. 자금 규모가 어느 정도 되어도요.

최: 팔고 싶으면 무조건 팔 수 있는 거예요?

김성일: 네, 조금만 손해 보면 돼요. 만약 기준 가격이 만 원이면 LP라고 하는 유동성 공급자들이 9,990원에 사 주거나 10,010원에 팔거든요. 그러면 저는 10원 정도 손해 보고 파는 거죠. 10원 손해 보고 만 원짜리 그냥 파는 게 훨씬 유리한 거예요.

최: 예전에 비하면 확실히 좋아졌네요?

김성일: 엄청 좋아졌죠. 일단 ETF가 국내에 나온 지 얼마 안 됐어요. 연금으로 가능해진 건 정말 불과 몇 년 안 됐고요. 그런 제도 덕분에 개인 투자자들에게 아주 유리한 시장이 된 거죠. 기관 투자자에게 더 이상 목맬 필요가 없어졌어요.

최: 길게 보면 오히려 개인투자자가 유리할 것 같아요.

김성일: 제가 보기에도 그래요. 기관투자자, 특히 펀드의 단점이 뭐냐면 군중심리를 이겨낼 수 없다는 거예요. 주가가 상승할 때 사람들이 막 몰려와요. 자금이 몰려오니까 또 사야 해요. 사실 사면 안 되는 타이밍인데. 그런데 문제는, 평균회귀 때문에 한 번은 떨어진다는 거예요. 떨어졌을 때는 싸게 살 수 있는데, 그때는 사람들이 또 돈을 빼요. 떨어지는데 팔아야 하는 거예요. 엄청 불리한 게임이 되어버리는 거죠. 하지만 개인은 휩쓸릴 필요가 없어요. 아무도 나에게 팔아라 사라 지시하지 않으니까. 그게 액티브 펀드와 개인 투자의 차이점 중 하나예요. 개인이 훨씬 유리한 게임인 거죠.

군중심리에 휩쓸린 투자자들은 역사적으로 고점에서 매수해 저점에서 매도하는 성향을 보여 왔다.

 

최: 기관투자자들은 어떻게든 거래를 계속해야 하니까, 그런 그림이 되어버리는군요.

김성일: 규정도 있어요. 현금을 너무 많이 보유하면 안 돼요.

최: 하지만 개인투자자도 그렇게 인내심 갖고 정해진 기준을 지키는 사람들은 없지 않나요?

김성일: 그래서 주식 3–4년 하신 분들이 제 책을 좋아하세요. 벌어도 보고 잃어도 보고 공부도 엄청 한 분들이죠. 그런데도 도저히 모르겠을 때, 제 책을 보면 학계에서 연구된 이론을 익힐 수 있어요. 그 이론대로 수십 년째 수백 조씩 굴리는 연기금들이 있고, 적정한 수익을 내요. 국민연금은 5–6%, 미국 CalPERS 등의 연기금은 7–8%씩 내죠.

최: 오…

김성일: 제가 투자에 대해 강의할 때마다 목표수익률을 물어봐요. 1년에 몇 프로를 벌면 만족하시겠냐고. 그런데 뚜렷하게 대답하는 분은 한 분도 없어요. 무조건 많이 벌고 싶다고 하죠. 하지만 기대 수익률을 얼마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게임이 달라져요.

최: 어떻게 달라지죠?

김성일: 기대수익률 100%다? 그러면 바이오나 코인 해야 해요. 거의 베팅이죠. 그러면 저와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어요. 주식을 좀 해보신 분들은 2–30%를 얘기하세요. 그런데 워렌 버핏의 4–50년 평균 수익률이 20%예요. 마젤란 펀드라는 전설적인 펀드도 십여 년 동안 연 29%를 벌었어요. 개인투자자들이 버핏보다 잘하는 건 불가능해요. 그런데 개인투자자가 2–30%를 기대하는 게 맞느냐는 거죠. 더 낮춰야 해요.

버핏의 수익률은 정확히 22.3%다. / 출처: ㅍㅍㅅㅅ (…)

 

최: 그러면 님의 기대수익률은 얼마인가요?

김성일: 5–10%. 책에서 써 놓은 전략으로 충분히 가능한 게임이에요. 실제로도 그렇게 하고, 연기금들도 딱 그 정도 수익을 벌더라고요.

최: 성일 님 평균 수익률 계산해보신 적 있으세요?

김성일: 일단 연금 저축과 IRP, ISA는 작년 말부터 올해 초에 들어갔어요. 자금 출입이 없었으니 명확히 올해 수익률이 나와요. 14–15%입니다. 올해 시장이 좋았다고 말하기 어려웠음에도, 제가 생각하는 기대수익률보다 많이 나왔어요. 8%를 초과하는 6–7%의 수익률은 운이라고 생각해요. 그냥 쌀 때 들어갔던 거죠.

하지만 들어갈 때도 싸거나 비싸다는 의사 결정을 하지는 않았어요. 어차피 제 예측은 틀릴 거니까요. 마찬가지로 주가가 쌌으니 다른 자산은 비쌌을 거예요. 그럼에도 그냥 들어간 거죠. 올해 운이 좋았던 거예요.

장기적으로는 7–8%를 봐요. 이 책에 나온 대로 1년 동안 수익이 안 나는 구간도 있을 거예요. 어쩔 수 없어요, 어떤 전략도 모든 기간에 수익이 날 수는 없어요. 그래서 통상 3년 이상을 봐야 한다고 말씀드려요.

 

김성일 님의 자녀들이 100만 원으로 투자하는 이유: 모두에게 경제 교육이 필요하다

최: 하지만 참… 저는 지금 계속 아파트에 묶여서 빚만 갚거든요.

김성일: 그런 질문도 많아요. 집도 사야 하는데 돈을 대체 어디에 넣어야 하냐고. 제 대안은, 그렇더라도 최소한의 연금 금액은 가입하시는 거예요. 30만 원이라도 넣으라는 거죠. 그리고 그만큼 아파트 담보대출을 받으시라고 얘기하죠. 연말정산 받은 거로 이자 갚으면 되잖아요.

저는 그게 맞다고 생각해요. 계산상으로도 훨씬 유리한 게임이에요. 그래서 둘 다 해야 한다는 겁니다. 아파트 담보대출 기간 늘리든지, 생활비를 줄이든지. 연금 안 넣을 이유가 하나도 없어요. 아주 유리하니까요.

최: 얼마씩 넣으면 좋을까요?

김성일: 일단 700. 연말정산이 나오는 범위 한도가 700이에요. 물론 연봉 2,000 받는 사회초년생이 700을 넣기는 어렵겠죠. 학자금 대출도 갚아야 하고, 생활도 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그 친구들에게는 연금저축 5%, IRP 5%만 넣으라고 말해요.

최: 그 정도는 할만하겠네요.

김성일: 그런데 이것도 힘들어해요. 핸드폰 최신형으로 바꿔야 하고 친구도 만나야 하고 연애도 해야 하고 차도 사야 하고 해외여행도 가야 하거든요. 늙어서 빈곤한 노후를 맞는다는 통계는 있지만 아직 남의 일인 거죠.

짤이 행복해 보여서 좋다 (…) / 출처: 즐거우리 우리네 인생

 

최: 말 나온 김에… 자녀분들 금융 교육은 어떻게 하세요?

김성일: 딸과 아들 하나씩 있고, 세뱃돈 모아서 운용해줘요. 제 돈도 넣어서. 딸은 08년도 금융위기 때부터 들어가서 누적 수익률로 한 30% 넘었을 거예요. 가끔 애들이 자기 세뱃돈 어디 갔냐고 찾으면 엑셀 파일 보여줘요. 원금은 이 정도인데 아빠가 굴려서 이만큼 벌었다. 그러면 눈이 돌아가죠. 몇백 단위 수준이니까. 그때부터 설명합니다. 주식 설명하고 국채 설명하고.

최: 역시 일단 결과부터 보여줘야 하는군요…

김성일: 맞아요. 결과부터 봐야 해요. 중학생 때 계획도 생각 중이에요. 본인 명의의 계좌를 개설해서 100만 원 정도 주고 알아서 매매하라고 하는 거죠. 100만 원 이상 생긴 수익금은 만 원이든 십만 원이든 마음대로 쓰라고 하고요. 굿즈를 사든 현질을 하든 터치하지 않겠다고.

최: 용돈을 되게 희한한 방식으로 주시네요;;

김성일: 그러면 자기가 고민할 거잖아요. 돈을 벌려고. 그러면서 돈의 의미를 깨달을 테니까요.

최: 그렇게 철저하게 금융 교육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김성일: 앞서 말했듯이, 우리나라는 금융 교육이 부족해요. 그런데 조금만 가르쳐 주면 달라져요. 예를 들어 사회 초년생이 1년 동안 어찌어찌 400만 원 넣었다 쳐요. 연말정산이 16.5%면 연말정산으로 66만 원 나와요. 그러면 그 돈으로 여행 가고, 핸드폰 바꾸라는 거죠. 연말정산은 어차피 소득세로 버리는 돈이니까 그걸 받아 쓰라는 거죠.

생각을 살짝만 바꾸면 돼요. 젊은 사람들은 조금만 가지고 시작해도 퇴직할 때 몇억의 은퇴 자금을 만들 수 있어요. 마찬가지로 지금 50–60대도 연금 가입할 수 있어요. 다 은퇴하지는 않잖아요? 보통 일하시니까, 그때부터 가입하시는 거예요. 십여 년만 모아도 큰돈이거든요. 100만 원이든 200만 원이든 일을 할 수 있다면 그걸 하면서 계속 넣으라는 거죠. 자식들 주지 말고.

최: ‘자식들 주지 말고’가 심금을 울리는군요…

김성일: 실제로 노후 준비의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가 자녀예요. 애들에게 돈을 너무 많이 써요. 아파트는 주택연금 전환할 수 있으니 괜찮아요. 그런데 아이 과외비가 쥐약이죠. 대학까지 보내주는 건 인정하는데, 자기 은퇴 준비 하나도 안 해놨으면서 결혼할 때까지 퍼주시는 거예요. 그게 미덕인 세대였죠. 그런데 문화가 바뀌잖아요? 자식에 투자하기 전에 노후를 먼저 대비하라는 거예요. 은퇴자금 준비가 잘 되어 있으면 그때 자식에게 돈을 줘도 괜찮아요. 손주들 데리고 오면 현금으로 50만 원씩 주면 되잖아요.

여기에 자녀까지 끼면 큰일 나는 것이다… / 출처: 사람인

 

최: 요점은 모든 것을 처절하게 내버리지 말라는 이야기군요.

김성일: 그렇죠. 왜냐하면 너무 미래가 명확한 거예요. 저는 제 아내에게도 그런 얘기를 해요. 우리 애들 둘 중에 한 명은 공부를 못 할 수도 있다. 혹은 공부 잘해서 인서울 대학 갔어도 둘 중 한 명은 취업이 안 될 거다. 취업도 안 되는데 인서울 보내려고 엄청난 과외비를 쓸 필요가 뭐가 있냐, 난 아무리 생각해도 없는 것 같다. 차라리 그 과외비를 모아서 투자로 굴려 주겠다. 그리고 나중에 쟤가 백수가 되든 취업준비생이 되든 일주일에 얼마씩이라도 용돈을 주겠다. 그게 훨씬 부자지간 좋은 사이가 될 것 같다…

최: 사모님이 좀 황당해 하시겠네요;;

김성일: 지금도 황당해하고 싫어해요. 공교육이 무너졌다는 얘기가 너무 뼈에 와닿아서 아예 안 보낼 수도 없고… 그래서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보죠.

돈을 보는 관점이 곧 세상을 보는 관점이 된다. 경제 공부가 절실한 이유다.

 

최: 음…

김성일: 전 외벌이고 흙수저예요. 그래서 집에서 받을 총알이 없어요. 제 수입 안에서 와이프와 나의 노후와 아파트 담보대출 갚는 것과 아이들 교육까지 다 해결해야 해요. 그래서 자산 배분 투자는 필수적인 거죠.

자산 배분은 영어로 Asset Allocation이라고 해요. 그런데 상위 개념인 자금 관리는 영어로 Wealth Management라고 표현해요. 그게 훨씬 중요해요. 설사 투자를 너무 싫어해서 예적금만 한다고 쳐도. 큰 틀에서의 자금 관리를 해 놓으면 노후까지 쭉 갈 수 있어요. 물론 좀 덜 부자가 되겠죠. 수익은 안 나니까. 대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인생을 살 수 있어요.

그런데 아이에게 올인하면 어떻게 될까요? 정말 무리해서 대치동으로 가서 몇백만 원씩 과외를 시켰는데 아이가 서울대를 못 가면 어떻게 될까요? 거기에다 중요한 건, 서울대 가도 기껏해야 대기업에 취직한다는 거예요. 본부장님이나 저나 좋은 대학 나왔어도 부모님에게 뭘 하는 게 없잖아요.

돌려받을 게 없어서 안 하겠다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자금관리 관점에서 그 아이도 위험에 빠뜨리고 나도 위험에 빠진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에요. 그래서 적당히 균형을 잡고 투입해야 해요. 이 아이가 혹시나 사회에서 말하는 종류의 성공을 하지 못하더라도, 아주 작은 회사를 다니거나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더라도 건강하게 살 수 있길 바라거든요. 그건 결국 부모가 적정한 캐시플로우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요. 큰돈은 못 물려줘도, 아이의 자존을 지키는 건 부모가 할 수 있다는 거죠.

최: 묘하게 희망적이지 않으면서, 희망적인 관점이군요…

김성일: 맞아요. 큰돈 모아서 은퇴하는 건 불가능해요. 저도 처음에는 투자 잘해서 20–30%의 수익이 나면 몇십 년 후 얼마의 자금이 모이겠다는 계산을 했는데, 그렇게 수익이 날 것 같던 펀드들도 길게 보면 코스피 위아래에서 왔다 갔다 해요. 그럴 수밖에 없거든요. 그 펀드들의 합이 코스피라서, 그럴 수밖에 없는 게임이라서.

그래서 저는 강의할 때 그래요. 아무리 투자법 열심히 공부해도 여러분은 조기 은퇴 못 할 거라고. 그러니 정년퇴직할 때까지 열심히 다니시고, 대신 계속 투자 굴려서 스케일을 늘리라고. 이건 근육 강화하는 것과 비슷한 거예요. 그래서 20–30대 사회초년생 때부터 100만 원으로 시작하라는 거죠. 그래야지 근육이 단련되니까.

어느 날 갑자기 미국에 있던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10억을 물려준다고 쳐요. 그걸로 투자 못 합니다. 어딘가 금융사 찾아가서 비싼 수수료 내고 추천해주는 걸 하거나, 아니면 사기꾼에게 속아서 100% 실패해요. 100만 원도 안 해봤는데 1,000만 원은 어떻게 해요? 1억이면 다리 후들거리지 않겠어요, 툭하면 몇천만 원이 날아가는데?

그래서 100만 원으로 시작해야 해요. 이게 떨어지면 어떤 기분인지, 오르면 어떤 기분인지 알아야 해요. 찔끔찔끔 계속 공부해야 해요. 30년 동안 배워본 적 없으니까 초등학생이 된 마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공부해야 해요. 대학 갈 때까지 12년을 공부하는데 투자 공부도 10년은 해야죠. 그래야지 감이 오고, 어느 게 내 길인지도 알 수 있죠. 갭투자가 유행한다면 이걸 해도 될지 말지 감을 잡을 수 있고, 부동산 하더라도 이게 맞는지 감을 잡을 수 있죠.

어느 날 갑자기 마라톤 뛸 수 없잖아요. 어느 날 갑자기 지리산 종주 못 하잖아요. 산책부터 시작해야 하죠. 그래서 투자도 일찍 시작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니 빨리 시작해야 한다.

 

어느 날 갑자기 마라톤 뛸 수 없잖아요. 어느 날 갑자기 지리산 종주 못 하잖아요. 산책부터 시작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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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

가장 큰 원칙은 '돈을 잃지 않아야 된다'죠. 하지만 대부분 고수익을 목표로 합니다.

그래서 취하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수익이 날 때는 달콤하지만, 손실이 나면 무너집니다.

투자로 대박을 내는 건 극소수입니다. 모두가 그렇게 되는 건 불가능하죠.

착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평범한 사람이 운동을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올림픽 금메달은 불가능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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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라도 작은 금액, 100만원 이라도 투자를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작게 투자를 시작하며 투자 공부를 하는 거죠. 시장은 어떻게 흘러가는지, 자신의 투자성향은 어떤지를 파악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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