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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 비서까지 도맡아 하던 신입 사원, 국내 1위 성형정보 앱 PR팀장이 되기까지

by 황조은 | 강남언니 PR팀장

최기영(ㅍㅍㅅㅅ 본부장, 이하 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황조은(강남언니 PR팀장): 안녕하세요, 강남언니 PR팀장인 황조은입니다.

최: PR이라… 주로 어떤 일을 하세요?

황조은: 사실 PR은 담당자마다 하는 일이 달라요. 기본적으로 PR은 Public Relations라는 뜻이죠. 굉장히 범위가 넓기 때문에 우리가 가장 효과적으로 신뢰받을 수 있는 방법으로 알리면 돼요. 언론 홍보만 하는 사람도 있고, 블로그나 회사 콘텐츠 만드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어떤 회사에 가든 가장 맞는 방법을 찾으면 되죠.


국내 1위 성형정보 앱 강남언니. 현재 180만 유저를 보유했다.

최: 그래서 강남언니의 PR 방법은 무엇인가요?

황조은: 제가 입사하기 전, 강남언니는 설립 8년 차인데도 홍보를 거의 하지 않았어요. 가끔 요청이 들어오는 것만 대표님이 직접 진행하셨죠. 대표님 만나자마자 정말 깜짝 놀랐어요. 어떻게 이렇게 대표의 문화도 철학도 뚜렷하고, 홍보할 수 있는 콘텐츠도 많고, 제품도 좋은데 홍보를 안 했지?

최: 아니, 그러면 이 회사를 어떻게 알린 건가요;;

황조은: 일단 광고를 많이 해서 사람들이 알아요. 그런데 홍보는 안 하다 보니, 정작 어떤 회사인지는 몰라요. 사실 이 회사는 주변의 인식과는 다르게 성형에 치우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요. 성형을 조장하지도 않고요. IT 회사거든요. 그런데 서비스 이름에 서비스 내용이 가려 버린 거죠. 다행히 앱의 주된 유저층인 1824세대는 서비스 이름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고, 오히려 그들에게 힙하고 직관적인 느낌을 주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스토리를 만들어 언론에 대응하는 업무를 해요. 일단 언론과 관계 맺는 단계부터 시작하죠.


170만이라 적혀 있지만 그새 180만으로 뛰었다…

최: 말하자면, PR이란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이군요.

황조은: 그렇죠. 외부 사람에게도, 내부 구성원에게도 신뢰할 수 있는 회사라는 사실을 알려야 해요.

최: 광고와 홍보의 차이는 뭔가요?

황조은: 광고는 프로덕트에 조금 더 가까워요. 홍보는 프로덕트보다 기업 자체의 이미지에 더 주목해요. 그래서 광고하시는 분들이 제품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를 잡으면, 그걸 기반으로 제가 제품과 연결되는 회사 브랜딩에 녹일 수 있어요.

최: 하지만 마케팅 분야 중에는 퍼포먼스 마케팅도 있잖아요?

황조은: 그쪽은 확실히 일정 기간을 두고 효과를 내서 뚜렷한 ROI를 뽑아낼 수 있죠. 하지만 홍보는 몇 번 시도해 봤지만 숫자 효과를 측정하기가 어려워요. 오히려 그렇게 측정하면 홍보 효과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갈 위험이 있어요.

최: 회사 얘기에 더 초점을 맞춘다고 보면 되는군요.

황조은: 네. 홍보는 신뢰가 중요해요. 제품만 좋으면 안 되고, CEO도 신뢰를 받아야 하고 구성원도 신뢰를 받아야 해요. 내부에서도 구성원들의 사내 커뮤니케이션이 잘 돌아가야 회사의 브랜드가 진짜가 되는 거잖아요? 홍보는 바로 그 내부의 브랜드를 잘 알아둬서 외부에다 알리는 거라고 생각하면 돼요.


출처: 오피스N

 

비서 일까지 도맡아 하던 어리둥절 신입사원, PR팀장이 되기까지

최: 도도포인트의 스포카에서 처음 스타트업 PR하신 거죠? 몇 년 하셨어요?

황조은: 2년 10개월 정도 있었어요. 그 후에는 카카오벤처스에서 2년 정도 일했고요. 이제 강남언니 합류한 지 두 달 정도 되었네요.

최: 스포카에서는 주로 어떤 걸 하셨어요?

황조은: 아예 첫 회사는 대우루컴즈라는 중견 제조업 회사였어요. 홍보팀 신입으로 들어갔거든요. 남들 다하는 취업 스터디 다 해보다가 우연히 홍보팀으로 오게 된 건데, 들어가서 보니까 신설된 팀인 거예요. 그래서 저 혼자 일하기 시작했죠. 대우전자에서부터 내려온 회사라 엄청 보수적이고, 내부 조직문화 철저히 지키고, 체계를 잘 지켜야 하는 문화였어요. 그래서 “홍보라면 대표의 철학을 잘 알아야 한다”며 대표님 비서도 같이 시키는 거예요. 그렇게 맨땅에 헤딩하면서 1년을 보냈어요.

최: 그런데 어쩌다가?

황조은: 기자분들이 저를 짠하게 보셨던 것 같아요. 홍보 일은 홍보 일대로, 비서 일은 비서 일대로 해야 하니까 기자분들 만나다가도 “죄송한데 제가 1시에 대표님 커피 드리러 가야 해요…”라면서 일어났어요. 그러니까 기자분들이 알아서 이직시켜 주시려고 하더라고요(웃음) 하루는 어떤 IT 회사에서 PR팀 뽑는데 거기 대표가 괜찮다는 거예요. 그게 스포카였어요.


스포카는 매장 마케팅 솔루션 ‘도도포인트’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2019년 5월 기준으로 회원 수 2,000만 명(…)

최: 무슨 회사라고 하던가요?

황조은: 그게… 말을 안 해줬어요. 니가 들어도 모른다는 거예요. 2014년 얘기죠. 그때 최재승 대표를 만났는데, 그분도 어떤 회사인지 말 안 해줬어요. 그냥, 우리 회사는 빨리 크는데 니가 들어오면 PR을 아예 전담해줬으면 좋겠고, 앞으로 자신도 많이 도와줄 것이니 이런 방향으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첫 회사랑 비교해서 너무 문화충격이었어요. 그래서 그냥 입사했어요.

최: 많이 다르던가요?

황조은: 진짜 많이 달랐어요. 전 그때도 스타트업이 뭔지 하나도 모르고 들어갔거든요. 그런데 대표가 옆에 앉아있고, 전의 회사에서는 내가 커피를 타서 드려야 했는데 여기는 대표가 화장실 가서 텀블러 씻어오는 거예요.

사장님은 못 말려 (…)

최: 그래서 스포카에서는 어떤 걸 중점으로 두고 일했어요?

황조은: 우리에게 제일 필요한 PR이 뭘까? 그것부터 초점을 두었어요. 그래서 공신력이 있는 언론에 회사를 알리는 작업부터 진행했어요. 너무 아무것도 안 되어 있었거든요. 그런데 회사가 아주 빨리 크는 거예요. 2015년에 35명 정도일 때 입사했는데, 4개월 만에 90명으로 늘어났어요. 사무실도 갑자기 확장하고, 마침 언론홍보도 많이 되고, 젊은 사람들이 많으니 기업문화 쪽으로도 관심을 받고. 그때 잡플래닛에서 사내 문화 좋은 기업으로 평점 1위도 했어요. 당시 2위는 배달의민족이었고 3위는 구글, 페이스북이었죠. 그 정도로 전성기가 와서 잘 활용했어요.


타 매체에서 스포카의 기업 문화를 다룬 콘텐츠가 발행되기도 했다.

최: 오오…

황조은: 그때 저도 기업문화에 관심이 생겼어요. 그런데 회사가 너무 갑자기 커지다 보니까 필연적으로 사내 커뮤니케이션 이슈가 나타나더라고요. 예전에는 조직 문화가 좋았는데,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문제도 너무 해결하고 싶어서, 사내 뉴스레터와 기업 블로그를 만들었죠.

최: 개선이 되던가요?

황조은: 뉴스레터는 우리만 볼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정말 병맛으로 만들었어요. 우리만 볼 수 있으니 온갖 얘기를 다 하고, 누구 망가지는 사진 집어넣고 그랬죠. 그때 콘텐츠는 세 가지 정도였어요. 첫 번째는 팀 뉴스. 각 팀의 팀장들에게 한 달에 한 번씩 중요한 소식을 받았어요. 다른 팀이 무슨 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까, 재밌고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죠. 두 번째는 사내 동호회 활동에 관련한 웃긴 콘텐츠를 넣었죠. 세 번째로 ‘도도포인트’의 도도를 따서 ‘도도패치’를 만들었어요. 스타트업은 한 명 한 명이 다 개성 있는 사람들이잖아요? 그 사람들을 소개하는 인터뷰를 실은 거죠.

최: 특이한 사람 많았을 것 같네요…

황조은: 맨날 머리 색깔을 바꾸는 남자 개발자분이 있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밤에 라이브 공연을 하는 기타리스트였던 거예요. 그렇게 우리가 모르는 우리 직원 이야기도 하고, 결혼식 하는 사내 커플 이야기도 했죠. 그렇게 회사 안에 있는 재미있는 소식을 계속 업데이트하며 PR을 진행했어요.

최: 대기업에서는 사보 외주를 주는데, 직접 하시는 만큼 더 내밀했겠네요.

황조은: 맞아요, 외부에는 절대 나가면 안 됐어요. 밖에서 일할 때도 뉴스레터에서 이루어지는 재밌는 일들을 얘기하지 못했어요.

최: 스포카 기업 블로그는 테크 블로그로도 유명했잖아요?

황조은: 맞아요. 지금도 유명해요.

최: 어쩌다 하게 된 거예요?

황조은: 제가 입사할 때부터 유명했어요. 기술 블로그는 CTO분이 만드셨죠. 거기로 개발자 채용하고 그랬어요. 저는 거기에 더해서 기업 블로그를 진행했어요. 영업이나 다른 쪽 직무 사람들을 뽑게 되는데, 신입이다 보니 업무 컨트롤이 안되는 거예요. 그래서 기사만 보고 입사하는 사람들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 거죠. 우리 내부에 있는 이야기, 어떻게 일하는지 알려줄 콘텐츠가 더 필요했어요. 그래서 기업 블로그를 만들어서 균형을 맞춰간 거죠.


스포카 테크 블로그는 지금도 성황리에 운영 중이다.

최: 어떤 내용을 주로 실었나요?

황조은: 팀장들이 일을 더 잘하기 위해 어떻게 하는지, 왜 인턴십을 하는지, 어떻게 일하는지, 철학은 어떤지 실었어요. 포스팅 양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한 달에 한두 개 정도만 올렸죠.

최: 그런데 주변에서 보는 사람이 생기던가요?

황조은: 신규 입사하시는 분들이 물어봤어요. 혹시 블로그 쓰시는 분이냐고, 그걸 보고 스포카가 좋아져서 면접 준비를 해서 왔다고 피드백을 주시는 거예요. 그때 알았죠. 조회 수 같은 단순 수치적 효과뿐 아니라, 이 글을 100명이 보고 1명이라도 제대로 입사한다면 효과가 있다는 걸요.

 

 

카카오벤처스: PR이 필요 없다는 말은, 대외 이미지가 ‘0’이 되어도 상관없다는 말이다

최: 카카오벤처스에서는 수월하셨을 것 같아요. 스포카에서 쌓인 것도 있고, VC라는 후광도 있으니까.

황조은: 기대가 컸어요. 시니어가 많은 곳에 가고 싶었고, 사람이 너무 많아져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다 보니 소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회사에 가고 싶었고, 소상공인 유통 쪽을 해봤으니 다른 업계에 가고 싶기도 했어요. 다행히 카카오벤처스가 맞았죠.

최: 투자 PR은 어떻게 다르던가요?

황조은: 완전히 다른 세계라서 초반에 지식 익히는 게 힘들었어요. 당시에는 유승운 대표님이셨고, 케이큐브벤처스에서 카카오벤처스로 이름이 바뀌면서 정신아 대표님이 공동대표가 되셨죠. 그때도 얘기를 무척 많이 했어요. 우리의 브랜딩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VC는 레퓨테이션이 중요한데 그러면 PR은 어떻게 해야 할까? 전략 짜는 것이었죠. 포트폴리오 PR도 맡긴 했지만 카카오벤처스의 레퓨테이션을 놀리기 위해 돕는 측면으로 다가갔어요.


K-Startup Week Comeup 2019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정신아 대표의 모습

최: 본앤젤스와 비슷한 느낌이네요.

황조은: 그렇죠. VC PR이 많지 않기는 한데, 몇 명 있는 사람들이 점점 PR을 잘하니까 다른 VC에서도 PR을 뽑은 데가 많아요. 꽤 늘었죠.

최: 포트폴리오를 돕는 입장에서 여러 문제가 보였을 것 같은데요.

황조은: 다 초기 스타트업이잖아요? 보면 시드에서 시리즈 A 정도의 분들이셨는데도 “아직 우리는 PR할 때가 아니에요”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그런데 그걸 알아야 해요. PR 안 해도 된다는 말은, 우리 회사가 밖에 나가서 신뢰도 빵점이라고 평가받아도 돼요, 라는 말과 동급이에요. 그걸 제대로 모르시고 보도자료 안 나가도 돼요, 정도로만 생각하셨던 거예요. 그런 분들이 많다는 걸 VC에서 많은 창업가를 만나면서 알게 되었죠.

최: 허어…

황조은: 그래서 그런 것도 많이 했어요. 카카오벤처스에서 PR 세션 열어서 관심 있으신 대표님들을 부르고, 어떤 걸 준비해야 할지 공유드린 거죠. 이건 꼭 해야 한다, 이건 준비 많이 해야 한다, 인터뷰 요청 오면 이렇게 응대해야 한다. 이렇게 많이 교육 드렸죠. 그리고 반복적으로 이야기했던 것 같아요. 꼭 하셔야 한다. 만약 저희가 도와주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직접 하셔야 하니 기자 리스트도 만드셔야 한다. 밖에 나가실 때도 모든 걸 다 말하면 안 된다.


카카오벤처스는 소속된 스타트업을 ‘패밀리’로 부르고 적재적소에 PR/HR/네트워크 등을 도왔다. 보다 끈끈한 관계를 위해 매달 진행된 ‘패밀리데이’의 모습. / 출처: 카카오벤처스의 Medium

최: 다들 따라오시나요?

황조은: 그렇게 해서 잘하시는 분들이 있고, 계속 안 들으시는 분도 있어요. 하지만 PR을 왜 해야 하는지 다들 언젠가는 느껴요.

최: 그때가 언제인가요?

황조은: 부정적인 기사가 나오거나 내부 리스크가 PR적인 것 때문에 생길 때 느끼죠. 대표님이 체감하는 거잖아요. 하지만 그때는 이미 한 번 피해가 생긴 이후니까, 기왕이면 그 전에 예방 차원부터 하자고 말씀드리죠. 하지만 사람이 원래 다치고 나서야 절실해지잖아요? 그래서 예방 차원으로 하시라고 설득하는 게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최: ㅍㅍㅅㅅ는 보도자료를 거의 안 다루니까 어려울 건 없는데, 예전에 비석세스에서 일할 때는 정말 사소한 보도자료도 많이 받았죠. 맞춤법 검사기도 안 돌린 수준의…

황조은: 대표님들이 경계했으면 좋겠는 마인드가 있어요. 우리 회사 내용은 내가 제일 잘 아니까, 보도자료도 내가 제일 잘 쓴다는 마인드를 가진 분들이 많아요. 그렇게 보도자료를 요청하는 대표님들이 많더라고요. 누구나 글은 쓸 수 있으니까 보도자료를 써서 주시는데, 정제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걸 첨부해서 어느 날짜에 배포해 주세요, 이렇게 요청하니까 난감할 때가 꽤 있었죠. 매일 피땀 흘려서 기자분들 밖에서 만나고 오는데, 이런 퀄리티의 보도자료를 내 이름으로 내는 게 용납이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처음에는 스트레스를 너무 받았어요. 나중에는 아예 “보도자료는 글과 다르니까 초안 안 써주셔도 되고요, 이런이런 정보만 써주세요.”라고 설명드렸죠.

최: 사실 보도자료도 핏되는 게 있죠. 보낸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고요. 기삿거리가 있어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저는 정말 재미있는 것 아니면 거의 안 했거든요.

황조은: 그렇게 해야 하는 것 같아요. 기자분들이 판단하기에 좋은 보도자료는 더욱더 선별돼야 발전하는 것 같아요.

※ 보도자료 잘 쓰는 법은 ㅍㅍㅅㅅ(…)를 참고하세요☆

 

언론 홍보: 기자 리스트를 하나하나 쌓아가야 나만의 네트워크가 생긴다

최: 언론 세팅에 관련해서는 주로 어떤 걸 말씀을 주로 하시나요?

황조은: 일단 내부에서 전략 짜는 데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해요. 그런데 막상 강연하면 무조건 밖에 나가서 기자 만나는 것만 PR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아요. 하지만 저는 내부에서 외부로 나가기 전에 어떤 메시지를 전할 건지, 그 전략 짜는 것부터 해야 한다고 얘기 많이 하거든요.

최: 예를 들어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요?

황조은: 제가 말하는 언론홍보 셋팅은, 외부에 나가는 모든 말이 내부에서 컨펌을 거친 것이어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내부에서 회사를 파악하는 절차가 우선되어야 해요. 대표님과 이야기를 많이 하고, 부서와도 대화를 거치면서 우리 회사 사람들은 어떤지, 제품은 어떤지, 비전은 어떤지 파악하려고 노력해야 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PR의 방향성을 찾죠. 강남언니의 경우 IT 플랫폼으로 의료 시장의 정보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회사예요. 그래서 IT 쪽으로 프레임을 더 많이 가져가자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내부에서 전략 짜는 것에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해요. 그래서 뚜렷한 전략 하나를 만들어야 해요. 그 메시지만 나오면 어느 기자를 만날지, 언제 만날지 등은 저절로 따라오는 거라고 생각해요.


강남언니 사무실에 붙어있는 미션과 비전. ‘좋은 의료 서비스’와 ‘IT 기술을 통한 불균형 해소’라는 미션이 확실히 눈에 띈다.

최: 그 메시지가 정해진 다음 기자 리스트를 클리핑하는 건가요?

황조은: 맞아요, 일일이 발로 뛰며 찾죠. 그 네트워크가 없으면 그냥 엑셀 표일 뿐이에요. 그래서 보통 미디어 리스트를 공유해 달라고 부탁을 받아도 잘 안 해줘요. 내가 직접 쌓은 게 아니면 크게 의미가 없으니까.

최: 하지만 막상 눈앞에 떨어지면 막막한 태스크일 것 같은데요.

황조은: 그렇죠. 그러면 우리 회사와 유사한 업체를 먼저 찾아요. 제가 도도포인트에서 일할 때는 배달의 민족 관련 기사를 다 읽었어요. 그리고 기사 쓰시는 기자분들의 메일주소를 다 클리핑했죠. 그러면 자연스럽게 기자분들 중에서도 이런 쪽에 관심이 많은 분들을 찾을 수 있어요. 그러면 우리가 이런 걸 내고 싶으니까 이분에게 컨택해 봐야겠다 싶어 수소문하고, 한 명 두 명만 어렵게 컨택해 놓죠. 그 후부터 네트워크는 빠르게 번져 나가요.

최: 행사에서도 인맥 쌓기 좋지 않나요?

황조은: 맞아요. 스포카 다닐 때는 스타트업 관련 행사를 다 갔어요. 가서 명함 진짜 많이 뿌렸죠. 정말 한 명도 모르지만, 그냥 활발해 보이는 사람 붙잡고 “안녕하세요, 제가 누군데 여기 한 명도 몰라서요, 혹시 사람들 좀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같은 걸 행사 때마다 했던 것 같아요. 어떤 패기였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다니다 보니 어떤 행사에 내가 참석해야 할지, 어떤 유형을 앞으로 만나서 배워야 할지 눈이 생겼던 것 같아요. 기자 네트워크나 업계 인맥도 마찬가지예요. 처음은 어렵지만, 하다 보면 점점 쌓여가죠.

최: 원래 성격이 외향적이세요?

황조은: 원래 그렇긴 해요. 대학 때도 미디어 관련 대외활동 많이 한 편이었어요.


와! 말로만 듣던 enfp! (아닐 수도 있습니다)

최: 그러면 홍보는 내성적인 사람은 하기 힘들까요?

황조은: 아뇨, 내성적인 분들도 은근히 많으세요. 스타트업에는 온갖 다양한 사람들이 있잖아요.

[caption id="attachment_209148" align="aligncenter" width="299"] enfp도 intj 도 할 수 있는 홍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홍보, 한 가지 미션을 대표와 구성원과 언론까지 나눠 가지는 것

최: 왜 PR 자료가 필요할까요?

황조은: PR 담당자들만의 고충이 있어요. 말하자면 “왜 이걸 이제야 알려줘서 다음 주에 보도자료 내라고 하냐?”는 황당함 같은 거죠. PR팀은 아예 다른 일을 한다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프로젝트 끝나갈 때쯤 출시 기사만 내면 된다고 생각하고, 결과물만 알려주려고 하는 거예요. 그러면 PR 담당자는 “난 이거 전달받아서 내기만 하는 사람인가?”라는 회의감에 빠지죠.

최: 그러면 어느 단계에서부터 홍보 담당자를 참조하는 게 좋을까요?

황조은: 스타트업이면 슬랙이나 잔디 같은 공유 채널이 잘 되어 있잖아요? 나중에 이 프로젝트 관련 PR을 진행할 거다, 어떻게 생각하시냐 묻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거죠. 지금 회사는 그런 식으로 일이 돌아가서 좋아요.

최: 정보의 비대칭성은 발생할 수밖에 없지만, PR 담당자는 그래도 90% 이상 알아야 하며 스스로도 이게 외부적으로 나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군요.

황조은: 맞아요, 계속 논의하며 맞춰가야 해요. 이슈가 있을 때 “이건 PR 안 할 거니까 담당자 안 와도 된다고 해”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계속 논의해가며 맞춰가자는 거죠.

최: PR 담당하시는 분들은 거의 회사와 본인이 일치되어 있더라고요. 자기가 그냥 회사인 것처럼.

황조은: 앞에 서는 건 대표님이고, 뒤에 서는 건 PR 담당자예요. 첫 회사에서 제가 대표님 비서 했던 것도 일리가 있어요. 대표님과 소통을 가장 많이 하고, 밖에 나가면 바로 회사의 얼굴이 되죠. 그래서 대표의 철학을 읽으면서 대표를 대변할 수 있어야 해요.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이 회사에 대해 정말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온 애정이 있어야 해요. 그게 아니면 롱런할 수 없죠.


홍보담당자는 회사 외부에서 회사를 대표하는 ‘얼굴’이 된다.

최: 대표와 한 목소리 내는 것도 중요하잖아요. 서로 다른 이야기 하면 안 되니까.

황조은: 그렇죠. 그래서 내부에서는 대표와도 많이 투닥투닥해요. 외부에 이렇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대표를 설득하는 일도 많죠. 하지만 저도 몰랐던 걸 대표님이 깨우쳐 주는 것도 많거든요. 그렇게 핑퐁하면서 같이 만들어가는 것 같아요.

최: 지금 강남언니가 가장 초점을 맞추는 메시지는 뭔가요?

황조은: ‘강남언니’라는 프로덕트는 소비자와 병원 둘 다 돕기 위한 서비스예요. 사람들의 인식이나 편견과는 갭이 꽤 있죠. 그 갭 차이를 줄이고 싶어요.

최: 사실 강남언니는 마케팅에서 살리고 싶어 하는 포인트와 PR에서 살리고 싶어 하는 포인트가 다를 것 같아요. 자극적으로 보이려면 얼마든지 그렇게 보일 수 있는데, PR 입장에서는 원하지 않을 것 같단 말이죠. 그러면 어디에서 접점을 찾는지 궁금했어요.

황조은: 오히려 마케팅에서 자극적으로 하지 않아서 좋아요. 저희가 얼마든지 자극적으로 할 수 있는데, 그렇게 안 하거든요. 그래서 저희 회사는 마케팅과 홍보가 같이 가요.

최: 어떤 면이 대표적으로 같이 가나요?

황조은: 유튜브 하는 게 있어요. 부대표님이 직접 출연해요. 이분이 저희 회사 내부의 셀럽 같은 분이죠ㅎㅎ 수익 채널도 아닌데 직원 7명이 달라붙을 정도로 회사에서 크게 투자해요.

최: 유튜브에 7명이 붙어 있다고요?-_-;;;

황조은: 네, 전담 영상팀이 있어요. 다 능력자분들이세요. YG에서 오신 분도 있고, 뮤직비디오 찍던 분도 있죠. 이름은 ‘강언TV’예요. 저희가 컨셉을 다 기획하고 시나리오를 짜고 촬영하고 편집하고 운영까지 진행해요. 현재 구독자 10만이 되어가요. 특히 쌍꺼풀 수술 관련 동영상은 조회 수 780만 회를 넘어섰죠.


바로 그 채널 강언TV. 상단의 의사 선생님이 비공식 셀럽 부대표님이시다.

최: 이야, 다 가졌군요…

황조은: 저희 PD님이 그러셨어요. 유튜브 운영에서 20만 명 만드는 건 얼마든지 할 수 있대요. 자극적인 거 다 때려 넣을 수 있다는 거죠. 하지만 일부러 안 하신대요. 콘텐츠 하나하나 다 의료법에 준수하는지 관련 기관이나 논문 다 검토하는 수준이에요. 이 유튜브 이미지가 우리 앱과도 연관이 되고 회사랑도 연관이 되니까요. 그래서 유튜브에서 나가는 모든 마케팅 메시지를 자극적으로 만들지 않는다고 해요.

최: 호오…

황조은: 브랜드 이미지도 그래요. 외부에서 보면 “왜 강남언니라는 이름을 쓰냐?”라는 질문도 있을 수 있죠. 하지만 저희는 “진짜 잘 아는 언니, 강남언니”라고 브랜딩을 진행했어요. ‘언니 없이는 하지 마’라는 메시지를 계속 주는 거죠. 제대로 알려주는 전문가 느낌을 전해주는 거예요.

강남언니 CF.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신뢰할 수 있는 이미지를 전해준다. 댓글도 칭찬 일색…

최: 확실히 자극적이지 않군요.

황조은: 이것은 곧 PR적인 메시지와도 연결이 돼요. 중요한 건 정보 불균형을 바로잡는 것이죠. 우리는 IT로 푸는 거예요. 나중에는 모든 국내 유저, 나아가서는 해외 유저들까지 과장 광고나 잘못된 정보로 피해받지 말고 강남언니에 있는 실제 후기나 의사의 평판을 보고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게 키 메시지거든요. 그래서 저는 마케팅을 자극적으로 진행하지 않는 게 정말 좋은 거예요. ‘더 좋은 의료 서비스를 누구나 누릴 수 있게’, 이것 자체가 미션이에요. 이 미션이 회사 내부에서 계속 공유되고 내려오는 것이죠. 제품을 만드는 사람, 홍보하는 사람, 마케팅하는 사람 모두에게.

최: 강의 때는 어떤 말씀을 하실 예정이신가요?

황조은: 초기 스타트업 종사자분들이 오신다면, PR에 대해서 기존에 가진 생각이 조금 변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 당장 이 강연을 듣고 기자 리스트 모으겠다고 다짐하지는 않으셔도 돼요. 한 달이 되건 1년 뒤가 되건, 예전에 들은 걸 떠올려내고 이래서 중요하구나, 앞으로는 어떤 식으로 진행해야지 등의 메시지를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PR에서 조심해야 할 것들까지 같이 알려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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